바람이 적당히 부는 날, 나무 그림자가 흔들릴 때.그런 순간이면 나는 네가 했던 말을 떠올리곤 해.“나, 진짜 너무 힘들어. 죽을 것 같아.”그 말이 나의 목 뒤를 서늘하게 만들었던 그 순간처럼,나는 늘 너의 감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려 애쓴다.나도 F야. 감정을 느끼고, 감정을 중심으로 생각하고,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고 말끝을 매만지는 사람이야. 그런데… 우린 왜 이렇게 다른 걸까? 나는, 이성형으로 오해받는 감정형이야.겉으로 보면 차분하고, 때로는 말수가 적고,문제를 들으면 "그래서 어떻게 할까?"가 먼저 떠올라. 감정을 못 느끼는 게 아니라,감정에 잠식되지 않으려 자꾸만 거리를 두는 거야. 내가 무너져버리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으니까. 그런 나에게, 너는 너무 격렬했어. 너의 감정은 파도처럼 쏟..